▲ 김희영 아산시의회 의장(좌석 중앙)이 시민의 날 행사장 발언에 대해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공=아산시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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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가 지난 4일 개최한 28회 시민의 날 행사장에서 김희영 의장의 박경귀 시장에 대한 발언을 두고 여·야 의원들간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5일 아산시의회 등에 따르면 김 의장은 박 시장이 행사장에서 취임 100일 성과와 시정 목표 등을 소개하는데 20여분을 할애하자 이에 대해 "이자리에 계신 국회의원과 도·시의원 모두 의정활동 보고할 시간 줄 것이냐"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17개 읍면동 간담회와 취임 100일 성과 기자회견 등 이미 여러 곳에서 같은 내용을 동일한 형식으로 여러 차례 소개한 만큼, 이 날 행사에서까지 반복할 필요가 있냐는 게 김 의장의 설명이다.
김 의장은 "그동안 여러 행사장에서 똑같은 내용과 형식으로 시정 브리핑하는 것을 지켜 봤다"며 "이 부분에 대해 집행부에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고 이번 행사 전에도 협의를 보는 과정이었는데 일방적으로 강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잔칫날인 만큼 언급할 지 많은 고민을 했지만 개선의 여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어, 당 대 당 입장이 아닌 의회를 대표하는 의장 자격으로 집행부를 향해 발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즉각 항의에 나섰다. 김은아·박효진·신미진 등 초선 의원과 윤원준 의회 윤리위원장은 5일 오전 의장실을 방문해 전날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신 의원은 "의장으로서 시정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날은 시민 축제였던 만큼 때와 장소가 적절치 않았다"면서 "시민들은 그날 발언에 대해 불편하다고 민원까지 제기하고 있다. 잔칫집에 재 뿌린 격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장과 같은 당 한 의원은 '너무 잘한다'며 박수까지 쳐가며 비아냥 댔다"며 "시장과 같은 당이라고 편 드는 것이 아니다. 의장은 전체 의원을 대표하는 것인 만큼 다른 의원들과 상의 없이 한 발언은 전체 의원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의장에 대한 사과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번 회기를 '보이콧'하는 등의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