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鬼接 - 1화 노인:오프라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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鬼接 - 1화 노인

順月 | 기사입력 2021/07/12 [23:36]

鬼接 - 1화 노인

順月 | 입력 : 2021/07/12 [23:36]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번에 한번 뵈었던 김진수라고 합니다. 잘 지내시죠?"

 

청년의 말에 머리가 희끗한 노인이 고개를 들었다.

 

올해로 80이 넘는 노인은 아무도 없는 황량한 벤치에 앉아, 토사물에 개떼처럼 몰린 비둘기를 바로보고 있던 참이었다.

 

노인은 "선생님은 무슨, 누구를 가르쳐 본적도 없는데..."

 

노인은 진수를 힐끗 쳐다보더니 퉁명스럽게 답변을 하고는 고개를 다시 푹숙였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그의 얼굴은 이미 벌겋게 달아 올라 있었다.

 

"하하 제게는 나이 드신 분들이 모두 인생의 선생님이죠. 여기 이거 받으세요."

 

진수는 사람좋은 웃음을 지으며 노인에게 따뜻한 홍차를 건네었다. 노인은 곁눈질로 음료를 보더니 관심없는듯 비둘기떼만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일전에 말씀하신거 기억하시죠? 이번에 철거되는 비사동 아파트에 대해서 얘기해주신다는 거요. 어릴때 흉가다 귀신나온다 진짜 많은 소문이 들리던곳이잖아요."

 

진수는 노인이 홍차를 받지도 않자 재빨리 그의 옆에 놓으면서 동시에 옆자리에 앉아 질문을 했다.

 

멀쩡한 30대청년인 그가 노인들조차 꺼려하는 이 괴상한 폐놀이터에 온 이유는 단 하나 비사동 아파트에 수위였던 노인에게 질문을 하기 위해서였다.

 

5년차 기자인 그로써는 특종은 고사하고 일반적인 기사도 내지못했으므로 자극적인 소재라도 써 기사거리 하나라도 건지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그가 사는 아천시는 일년에 살인사건도 한건 일어날까 말까한 한가한 도시였으므로 아무리 발품을 팔아도 죽쓰는것이 일상이었다.

 

그러나 이게 왠걸!! 조용한 도시 근처에 지역평준화 계획이 들어서면서 발전의 조짐을 보이기시작했고 지역에서 가장 흉물이라는 비사동 아파트는 1순위로 철거 대상이 되었고 편집장은 재빨리 그에게 취재를 나가라 고래고래 소리쳤다.

 

잔소리에 못이겨 기사 하나라도 건지기위해 소문을 쫓던 그는 30년이나 수위생활을한 노인에 대하여 알게되었고,  몇날 몇일을 기다린 끝에 기구가 다 망가진 폐 놀이터에서 노인을 마주할 수 있었다,

 

"저 비둘기들 보이나? 비둘기는 말야 아무도 가까이 하지 않으려 해. 하긴 뭐 토사물이나 쳐먹고 있으니 더럽다 생각하는거지..."

 

노인은 진수에 말에 대답없이 한동안 비둘기떼를 보더니 뜬금없이 그에게 말하였다. 그러나 진수가 본것은 비둘기가 아닌 떨리는 그의 손가락이었다. 도저히 사람의 손이라 할 수 없는 말라비틀어진 노인의 손가락은 약에 취한 사람처럼 심하게 흔들렸다.

 

그제서야 진수는 노인의 얼굴이 벌건것이 추위때문이 아니라 술때문이란것을 알아차렸다. 기자 생활 5년간 별별 사람을 다마쳤던 진수는 재빨리 뛰어가 근처 편의점으로 내달려 닥치는대로 술을 사왔다.

 

진수가 무어라 해도 전혀 관심이없던 노인은 초록 병을 흔들어 보이자 재빨리 낚아 채어 물마시듯 몇번 들이켰다. 그러고는 기괴한 웃음을 내며 그제서야 똑바로 진수를 쳐다보았다.

 

"히히 좋아 뭐 궁금하면 얘기해주지 내가 30년전 처음 겪은 이야기부터 해줄께"

 

노인은 진수가 어떤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지도 아니하였음에도 이야기를 술술풀어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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